"모든 수술은 국소마취와 반수면마취로 안전하게 진행합니다."
돌아간 친구
작성일 2008.10.06 2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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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간 친구
며칠 전 소속되어 있는 흉부외과개원의협의회와 다른 학회와의 공동세미나 개최건 으로 회의가 있었다. 다른 학회 회장님이 알고 있던 치과원장과 친구여서 그 친구의 안부를 물어보았다. 서울 북동부지역에서 개원하고 있을 때 이웃 간이어서 매주 같이 점심을 먹으며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타 학회 회장님은 치과원장과 같은 브라질 동포로서 브라질에서 수련 후 한국에 오게 되어 두 분이 아주 절친했던 사이였다. 그분 말씀이 “아 그 친구 돌아갔어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브라질로 다시 돌아갔나 보다 생각하는데 옆에서 다른 분이 “돌아간 게 아니고 사망하셨다”라고 한다. 같이 중국곤명으로 골프도 치러갔고 브라질에도 꼭 같이 놀러가기로 했는데 50도 안된 나이에 사망했다는 말을 들으니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10여 년 전 다발성골수종이라는 병에 걸려 좋아하는 술도 끊고 투병생활을 착실히 잘해서 다 회복된 줄 알고만 있었는데. 곤명에 같이 골프여행을 갔을 때 총각인데도 불구하고 옷가지를 결혼한 나보다 더 정갈하게 챙겨 온 것을 보고 참 깔끔하고 완벽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점잖고 품위가 있어 친척 여동생을 선보게 했던 기억도 난다. 다른 지역으로 치과병원을 옮기게 되어 만남이 뜸해졌지만 항상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던 친구였다. 본인이 갑자기 사망하게 되니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연락이 제대로 안되어 나한테도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옷깃만 스쳐도 40억겁 년의 인연이라는데 그렇게 친하게 지내고도 장례식장에 들러 술 한 잔 따르지 못하다니 미안한 마음이 가슴을 짓누른다. 몇 년 전 브라질로 여름휴가를 가기로 해놓고도 다음 기회가 있겠지 하고 미루었던 게 너무 후회가 되네. 친구여. 역시 있을 때 잘해야 된다는 속담이 맞는 말이다. 친구여. 이승에서 못한 일 천국에서 잘 하고 영원히 행복하시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