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피해야 할 것


십 수 년 전 흉부외과전문의 과정과 군복무 대신 활동하는 공중보건의 근무를 마치고 서울근교 지역의 개원자리를 찾는 중이었다. 김포인근의 병원자리가 있다고 해서 직접 가보았다. 병원에 들어가 보니 이상하게 여름인데도 서늘한 기운이 병원전체를 감돌고 있었다. 물론 비어 있는 병원이니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은 상태였다. 병원을 소개하는 업자는 연신 병원자리의 장점을 이야기하며 장광설을 늘어놓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 장소를 나온 뒤 주위의 사람에게 그 병원에 대해 물어보았다. 잘 되는 병원이긴 했지만 원장이 도박에 빠져 사채를 쓰고 그 이자에 감당이 안 되어 약물로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같은 길을 가는 동료이자 후배로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자살까지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저런 구렁텅이에는 절대 빠지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가 피해야 할 세 가지는 도박,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한 중독, 보증 이라 생각한다. 피해야 할 다른 것들도 많겠지만 회복 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앞에 말한 세 가지는 대부분 자살로 귀결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보증은 대개 고교동창이나 친한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하게 된다. 그러나 진정 친한 친구라면 이런 무리한 부탁을 하지 않는다. 보증을 부탁하는 순간 그 친구는 우정 따위는 팽개친 상태인 것이다.

오죽하면 보증서는 자식은 낳지도 마라는 속담이 다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