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술은 국소마취와 반수면마취로 안전하게 진행합니다."
[하이닥] 하지정맥류 레이저수술, 기존 가입자는 실손보험 보장 그대로 유지
작성일 2016.03.04 383 |
---|
하지정맥류 환자의 권익 무시하는 표준약관 변경
질병을 치료하는데 있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의사의 입장일까? 혹은 보호자의 의견인가? 답은 바로 환자의 입장이다. 의심할 여지 조차 없는 이 자명한 사실이 있기에 환자는 자신의 조건하에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권리를 가지며 병원과 의료진은 이에 합당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하지정맥류수술과 관련해 환자도 의사도 아닌 제 3자가 환자의 합당한 권리를 침해하려 해 말썽을 빚고 있다.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이 하지정맥류 레이저수술을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기존 보험 가입자는 실손보험 보장 그대로, 신규 가입자부터 대상에서 제외 일선 병원가를 찾는 환자들은 벌써부터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당장 자신이 가입한 보험이 무용지물 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정맥류 환자들을 우롱하는 보험업계
보험업계가 이런 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하지정맥류 레이저수술을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시키려는 이유는 다름아닌 ‘이윤’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 수는 2014년 15만 6천여명으로 불과 4년 전에 비해 11%가량 증가했다. 즉 그만큼 보험사의 손실률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들의 변명은 더 황당하다. ‘외모 개선 목적의 치료’에 대해서만 보장을 하지 않는 것일 뿐이며 스트리핑 수술(근본절개술)의 경우 보험 혜택을 유지시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3초 뒤에 들통날 거짓말을 면전에서 하는 격이다. 우선 ‘외모 개선 목적’의 하지정맥류 수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혈관이 울퉁불퉁 돌출되는 증상이 외관상 보기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환자들이 수술을 결심하는 이유는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의 통증과 심한 부종, 혈액순환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즉, 보험업계의 말이 맞으려면 하지정맥류란 혈관이 돌출되는 증상만이 있으며 통증이나 부종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이 없는 질환이어야 한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이는 사실이 아니며 만약 보험업계가 실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는 하지정맥류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전국의 수 많은 하지정맥류 환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돈 있으면 최신식 수술, 돈 없으면 구식 수술?’ 환자 입장은 어디로...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의 입장은 결국 ‘돈 있으면 최신식 수술, 돈 없으면 구식 수술’ 받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번 표준약관 개정에 환자의 입장은 그 어디에도 고려되지 않았음이 증명되는 대목이다.
시작은 신규 가입자 대상이지만 어떻게 확대될지 아무도 몰라
물론 이번 표준약관 개정은 신규 보험 가입자부터 적용되는 사항이라 아직까지 기존 가입자는 실손보험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환자의 입장이 철저히 무시된 채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례가 늘어나다 보면 환자의 권리는 한낱 사기업의 이윤 추구 수단이 될 것이며 환자의 권익이 땅에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맨 처음 말했듯 모든 질병 치료에 있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바로 ‘환자’ 그리고 그들의 입장이다.
<글 = 센트럴흉부외과의원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