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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닥] 여름 장마철 레인부츠가 '하지정맥류'의 원인이라고?
작성일 2015.07.29 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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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참호족
‘참호족(塹壕足)’이라는 질병이 있다. 군대에 갔다 온 남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병명은 발을 오랜 시간 비위생적인 상태에서 축축하고 차가운 상태에 노출시키면 일어나는 질병이다. 쉽게 말하면 ‘동상’이다. 이 질환에 ‘참호’라는 명칭이 붙게 된 데에는 1차 세계대전 중 참호 속에서 적군과 대치 중인 병사들에게 많이 발병했기 때문이다. 바닥이 진창인 참호 안에서 몇 날 며칠 동안 신발은커녕 양말도 못 갈아 신은 채 꼼짝 못 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이 참호족으로 인해 수 많은 병사들이 발을 잘라냈고 심하면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기 까지도 했다.
▲ 다리 건강을 해치는 한국의 장화족(族)들
1차 세계대전 때 참호족이 있었다면 한국의 장마철에는 장화족(族)이 있다. 이른바 ‘레인부츠’를 즐겨 신는 이들로 일기예보를 보고 강수확률이 조금이라도 높다 생각되면 목이 무릎까지 오는 레인부츠를 신고 거리에 나와 패션센스를 뽐내는 이들이다.
얼마 전 병원을 찾은 A씨도 이런 장화족이다. 직장 생활 5년 차인 그녀는 비 오는 날 출근길에 신으면 편리하고 스타일까지 챙길 수 있는 레인부츠의 매력에 빠져 한둘씩 사 모은 게 지금은 신발장 한 가득이다. 하지만 레인부츠를 신은 날에는 퇴근 후에 발목부터 종아리까지 다리가 붓는 게 느껴졌다. 이 붓기는 레인부츠를 벗고 나서도 잘 안 빠지고 더 심한 날에는 발끝에서부터 저림 현상이 몰려와 다음 날까지 A씨를 괴롭힌다. ▲ 하지정맥류 발병률 급증하는 장마철, 레인부츠 착용 주의해야 여름 장마철은 상대적으로 낮은 기압 상태에서 혈관이 팽창하게 되면서 정맥이 쉽게 늘어나 하지정맥류 발병 위험이 큰 시기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7~8월 사이에 하지정맥류 환자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장마철의 변덕스러운 기압 변화가 체내 혈관이 탄성을 잃게 하기 때문에 하지정맥류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장화나 부츠 등의 목이 긴 신발의 장시간 착용은 혈관을 압박하며 다리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며 하지정맥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정맥류는 대표적 특징으로 다리가 저리고 쑤시는 느낌이 들고 부종이 심해지며 붓기가 잘 안 빠지는 증상이 있다. 이 외에도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곤해진다거나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니 병원에서 검사 받아보기를 권한다. ▲ 하지정맥류 진단받으면 바로 치료해야 검사 결과 자신이 이미 하지정맥류 진행중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지체 없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환자 중에는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고도 혈관이 튀어나온 것도 아니고 외견상 흉하지 않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치료 시기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는 이유는 미관상의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심장을 포함한 심혈관계의 순환 시스템을 치료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치료 시기를 미룸으로써 치료 비용과 시간이 늘어난다. 증상 초기 약물치료가 가능한 것을 병을 키워 외과적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지정맥류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 하지정맥류로 진단되면 지체 없이 치료하도록 하자. <글 = 센트럴흉부외과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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