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술은 국소마취와 반수면마취로 안전하게 진행합니다."
[하이닥] 하지정맥류,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는 걸까?
작성일 2016.02.05 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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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3백년 전에 한 이 말은 목표를 세웠으면 두려움과 안이함에 빠져서 일을 미루지 말고 당장 실행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벤자민 프랭클린이 하지정맥류 환자들을 진료했더라도 같은 격언을 남겼을 듯싶다. “오늘 할 치료를 내일로 미루지 말라”
하지정맥류를 진료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수술 말고 다른 방법으로는 치료할 수 없느냐 질문이다. 답부터 말하자면 ‘없다’. 답을 들은 대개의 환자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한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술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드리면 많은 분들이 이에 수긍하고 치료에 임한다.
이렇게 직접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 올바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진짜 문제는 하지정맥류 비전문가의 말만 믿고 하지정맥류를 외과적 시술이 아닌 운동이나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심지어는 민간요법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
사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감기에 걸리면 우리 몸이 면역 체계를 발동시켜 자연스럽게 이를 극복하듯 하지정맥류 역시 그런 경험상 자연적으로 치료 가능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 믿는(혹은 기대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자신이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면 잘못된 치료법을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하지정맥류가 자연적으로 치료 불가능한 이유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진행성 질환이란 일단 한번 발병하면 적합한 치료 없이는 병증이 계속해서 악화되는 질환으로 하지정맥류의 적합한 치료는 현재까지 오직 외과적 시술뿐이다. 운동, 의료용 압박스타킹, 약물 복용 등이 하지정맥류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치료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하지정맥류 수술 후 혈액순환 개선 효과 하지정맥류가 진행성 질환인 이유는 정맥 내에 있는 판막이 일단 한 번 손상되었다면 자연적인 복구나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 역시 판막의 재건이 아닌 해당 혈관 전체를 제거/폐쇄하는 원리로 진행된다. 이런 치료 원리 때문에 환자분들 가운데는 수술 후 혈액순환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 역시 잘못된 인식이다.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혈관은 피부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표재정맥인데 다리에는 많은 수의 표재정맥이 분포하고 있어 하나를 제거한다고 해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망가진 표재정맥을 통해 이동하던 혈액이 정상 표재정맥을 통해 심부정맥으로 이동하므로 혈액순환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근본수술 단점 개선한 레이저수술 전통적으로 하지정맥류 수술은 사타구니와 무릎 부근을 절개한 뒤 와이어를 삽입해 문제 정맥을 몸 밖으로 꺼내는 근본수술이 시행되어 왔다. 실제 절개가 이루어지고 흉터가 크게 남기에 수술에 두려움을 느끼는 환자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개선해 절개 없이 바늘구멍으로 레이저 선을 삽입하는 레이저수술이 개발되어 기존 근본수술을 많이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레이저수술은 흉터 없이 수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어 바쁜 직장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에 대한 잘못된 치료법이나 민간요법을 퍼트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선무당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글 = 센트럴흉부외과 김승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기사원문보기 http://www.hidoc.co.kr/news/reporter/item/C0000116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