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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과 혁명가 마라
작성일 2008.09.23 2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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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 코르데의 초상화
프랑스혁명은 왕정을 타파한 혁명이라는 점에서 민주화의 과정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사건이다. 그러나 혁명의 와중에서 너무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었다. 아이러닉하게도 그 혁명의 와중에 중요한 역할을 한 마라는 의사였다. 의사의 임무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나와 있듯이 국적과 이념을 초월하여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혁명이라는 이념 때문에 수많은 생명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 모순은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문득 의과대학시절 사회학과의 후배와 나누던 대화가 생각난다. 그 후배는 아주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형은 의대를 나와 고작 몇 명의 목숨을 구한다고 그렇게 공부를 해요? 우리 인문학도들은 수많은 생명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그런 스케일 큰 학문을 하는데 말이에요.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 시킬 수 도 있지요”라고 물어왔다. 그 말에 난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자네 목숨하나는 자네에겐 전 우주보다 소중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모택동이나 히틀러, 스탈린 같은 왜곡된 생각의 소유자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슬프게 죽어나갔는가. 자기 생명은 소중하고 남의 생명은 이념이나 체제 혹은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 이런 미치광이들이 난 정말 싫다. 이런 생각을 프랑스혁명당시에도 한 사람이 있었는데 샬롯 코르데라는 젊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마라에게 편지를 써서 개인적으로 만난 뒤 욕조에 있는 마라를 칼로 살해한다. 수만 명의 학살을 종지부 찍기 위해 자기 한 몸을 스스로 내던져 마라를 살해한 것이다. 그녀는 사형장에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할 말을 제지당하자 스스로 미소를 머금은 채 단두대에 머리를 올려놓았다. 사형집행인이 그녀의 목을 군중들 앞에 높이 쳐들었을 때도 미소를 머금은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수만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한명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것. 30여년의 세월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 후배의 말도 그렇게 틀린 것만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이야 이 세상에서 모든 폭력과 살인이 없어지는 때이겠지만. 그런 날을 기다리는 것은 한낱 이상주의이려나. 역시 진리는 알기 어렵다. -문국진 박사의 그림이 있는 풍경 참고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