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술은 국소마취와 반수면마취로 안전하게 진행합니다."
오래 서서 일하는 여성 '하지정맥류' 주의 ( Money week 08.3.25 )
작성일 2008.03.26 503 |
---|
오래 서서 일하는 여성 '하지정맥류' 주의
얼마 전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55세의 여성이 내원했다. 양 다리에 혈관이 뱀처럼 꼬불꼬불했다. 몇 년 전부터 종아리 뒤쪽에 콩알 크기만 하게 핏줄이 튀어나오기 시작했지만 수술이 겁이 나 계속 미룬 상태였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다리가 붓고, 아프고 저리기까지 하자 이제야 병원을 찾은 것이다. 옷깃을 여미게 만든 매서웠던 추위도 물러가고 만물이 생동하는 활기찬 봄이 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올라가면서 그만큼 멋쟁이 여성들의 치마는 점점 짧아지고 스타킹 색깔은 투명해지고 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이런 계절적인 변화가 두려울 수도 있다. 무엇보다 반바지나 짧은 치마를 입어야 하는 여성에게는 큰 고민거리다. 하지정맥류에 대해 알아보자. ◆ 다리 혈관이 구불구불 비틀리며 늘어나는 질환 하지정맥류란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정맥혈이 종아리에 고이면서 혈관이 늘어나는 질환을 말한다. 정맥은 우리 몸에서 사용된 혈액을 심장과 폐로 운반하는 혈관으로 발끝에서 심장을 향해 일자로 쭉 뻗어 있다. 발끝에서 심장으로 향하는 정맥혈은 중력의 영향으로 역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종아리에 위치한 판막이 열림과 닫힘을 반복하며 혈액을 심장 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장시간에 걸쳐 압력이 아래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반복되면 판막이 망가져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혈액과 위에서 밑으로 역류하는 혈액이 뒤엉켜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양의 혈액이 밀려들어오게 되면서 직선이던 혈관은 길이가 늘어나고 라면 면발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으로 변한다. 이것이 바로 하지정맥류다. ◆ 유전 영향 크지만 직업적 특성도 무시 못해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유전이다. 그러나 직업적인 특성 탓에 하지정맥류가 발병하기도 하는데 승무원, 교사, 미용사, 간호사 등 오래 서서 일을 해야 하는 직업군들은 하지정맥류에 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하며 출산경험이 있거나 노화로 인해 혈관이 망가지기 쉬운 노인들에게도 많이 볼 수 있다. 문제는 하지정맥류가 생명에 직접적인 지장을 주지 않는 병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하지정맥류가 발병해도 그냥 방치를 한다는 것. 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증세가 점점 악화돼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주게 된다. 하지정맥류를 방치할 경우 다리에 터질 듯이 아픈 통증이 느껴지고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걸러지지 못한 노폐물이 다리에 머물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습진이나 염증, 궤양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 레이저로 흉터 없이 치료 가능 사람들이 하지정맥류가 발병해도 그냥 방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실제로 예전에는 외과적인 절개수술로 문제가 되는 정맥을 찾아 제거했는데 이럴 경우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전후 1~2주 가량 입원이 필요했으며 종아리부위에는 긴 흉터가 남아 심미적으로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맥에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광섬유를 넣고 혈관 내벽에 레이저를 쏘는 레이저치료법이 개발돼 시술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다. 레이저치료법은 레이저 광선으로 인해 정맥이 막히게 돼 정맥혈의 역류가 차단되는 원리인데 주사바늘로 피부에 구멍만 뚫으면 되기 때문에 절개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 부위에 멍 자국이 생길 수는 있지만 보통 2주 내에 사라지며 시술 시간은 30분 안팎으로 전신마취가 필요 없어 별도의 입원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를 오랜 시간 방치했다면 레이저치료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레이저치료법과 함께 보행정맥절제술이라는 절개수술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절개수술 역시 기존 수술의 단점을 상당부분 개선한 것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우선 정맥류 바로 위의 피부를 1~2mm 정도 절개한 후 바늘 굵기 정도의 갈고리 모양 수술 기구를 이용해 망가진 정맥을 제거한다. 수술 이름에 보행이라는 용어가 붙은 것은 수술 후 바로 걸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한 55세의 환자도 약 1시간 정도의 수술 후 제 발로 걸어 나갈 수 있었다. 한편 늘어난 혈관은 우리 몸에 더 이상 필요 없는 비정상 정맥이기 때문에 혈액순환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제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으로 장시간 서 있거나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등 다리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또 여성들은 레깅스나 스키니진, 보정 속옷 등 압박을 주는 옷을 피하고 다소 여유 있는 옷을 선택해 입는 것이 좋다. ◆ 하지정맥류 자가 체크리스트 1.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묵직하다. 2. 다리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잘 붓는다. 3. 다리에 가려움증을 잘 느낀다. 4. 다리가 당기는 느낌이 든다. 5. 다리에서 뜨거운 느낌이 든다. 6. 밤이 되면 다리에 쥐가 잘 난다. 7. 발목부근에 습진이 생긴다. 8. 다리에 통증을 잘 느낀다. 9. 다리가 수시로 저린다. 10. 다리 혈관이 남보다 많이 보인다. ※이 중 3개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하지정맥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 하지정맥류 예방 10계명 1. 오랜 시간 앉아 있을 때는 수시로 발목과 다리를 움직여 준다. 2. 의자에 앉을 때는 다리를 꼬고 앉지 않는다. 3. 비만은 순환혈액의 양을 많게 해 정맥이 늘어나기 쉬우므로 체중 조절을 한다. 4.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로 변비를 예방한다. 5. 하루에 만보 정도 걷는다. 6. 오래 서 있을 경우 다리를 자주 움직인다. 7. 너무 꽉 끼는 바지나 속옷은 피한다. 8. 음식을 싱겁게 먹어 다리가 붓는 것을 예방한다. 9. 너무 뜨거운 곳에 장시간 있지 않는다. 10.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용 고탄력 스타킹을 착용한다. ◆ 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 원장 - 연세의대 임상교수 - 경희의대 외래교수 - 대한정맥학회 정회원 - 건강샘 흉부외과 상담위원 역임 - 대한의사협회 흉부외과 정보통신위원 역임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