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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직여성에게 의자가 필요한 이유 ( 헤럴드 경제 08.4.9 )
작성일 2008.04.14 5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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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직여성에게 의자가 필요한 이유
최근 민주노총이 ‘여성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의자를 제공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근무 시간 내내 서서 일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의자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판매직 여성들은 하지정맥류, 잦은 요통, 근골격계질환 등의 직업병에 많이 노출돼 있다.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고속도로 휴게소,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일하는 판매원, 계산원들은 근무 시간 내내 서서 일한다. 하루 최소 8시간 이상 서 있는 것이다. 서비스 직종은 고객에게 건방져 보이거나, 일을 게을리 하는 것처럼 보이기 쉬워 앉아서 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시간 서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질병이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다. ◆정맥 피부 위로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는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정맥혈이 종아리에 고이면서 혈관이 늘어나는 질환. 발끝에서 심장으로 향하는 정맥혈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역류하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판막이 열렸다 닫혔다 하며 혈액을 심장 쪽으로만 흐르게 한다. 그러나 밸브 역할을 하는 판막이 고장 나면 혈액이 종아리에 고이면서 발끝에서 올라오는 혈액과 만나 소용돌이치고 역류해 혈관이 늘어나게 된다. 센트럴흉부외과 김승진 원장은 “오래 서 있게 되면 중력의 영향은 계속적으로 받지만 다리의 움직임은 적어진다. 이로 인해 다리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 혈관과 판막에 무리가 가게 된다. 결국 판막이 망가져 심장으로 가야할 혈액이 다리로 몰리게 되어 하지정맥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지정맥류는 서비스직 여성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교사, 미용사, 스튜어디스에게 흔하게 생기는 대표적인 직업병이다. 발병 초기에는 다리가 붓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다리가 묵직하고 뻐근해지며 밤에 자고 있을 때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한다. 다리에 푸른 혈관도 비친다. 이를 계속 방치하면 정맥이 피부 위로 튀어나오게 된다. 걸러지지 못한 노폐물이 다리에 머물면서 습진이나 염증, 피부가 썩는 궤양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건강한 사람도 1시간 이상 서 있으면 허리 뻐근 건강한 사람이라도 1시간 동안 꼼짝 않고 서 있으면 어느새 허리가 뻐근해진다. 출근시간부터 퇴근시간까지 계속 서서 일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현대유비스병원 척추센터 강승범 소장은 “보통 서 있는 자세는 척추가 굽어지지 않고 형태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허리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 있는 경우에는 무게 중심이 허리로만 집중되고,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과 뼈의 긴장상태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서 있으면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뼈의 긴장상태가 지속되어 결국 근육이 수축되고 딱딱해진다. 근육이 딱딱해지면 척추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주변 뼈와 신경조직에 부담을 주게 돼 허리 통증이 발생된다. 또 허리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지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척추 주변 근육을 더욱 딱딱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척추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허리가 약해지고 요통이 악화된다.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이때 운동량이 부족으로 인해 복부비만인 경우라면 허리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체중 2배 하중 받는 무릎도 부담 오래 서 있으면 무릎 관절에도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서 있으려면 무릎 앞뒤 근육이 수축, 긴장을 통해 힘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이 때 슬개골은 대퇴사두근(넓적다리의 앞쪽 근육)의 힘으로 아래로 눌리게 된다. 대퇴골(넓적다리 뼈)도 슬개골을 꽉 누르게 된다. 슬개골 압박은 연골 압박으로 이어지게 되고, 무릎에는 자기 체중의 2배에 달하는 하중이 전해진다. 대한민국정형외과 유주석 원장은 “장시간 서 있게 되면 무릎연골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반복적으로 가해진다. 이는 관절 약화로 이어지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또 무릎 관절의 움직임도 줄기 때문에 대퇴사두근이 약해져 관절 연골의 영양공급이 중단되고 관절 통증은 가중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연골부위가 약하고, 체중 당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이 남성의 50%에 불과해 무릎 연골이 더 쉽게 손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허리 통증까지 반복되면 자세가 삐딱해지고 한 쪽 다리로만 힘을 주게 되어 무릎관절 악화가 더욱 심해진다. <도움말:김승진 (센트럴흉부외과 원장, 강승범 현대유비스병원 척추센터 소장, 유주석 대한민국정형외과 원장>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