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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제시하는 봄철 산행 요령 (세계일보 08.3.10)

작성일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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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제시하는 봄철 산행 요령




◇봄철로 접어들면서 건강을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봄 산은 잔설이 녹지 않은 곳이 많아 산행 때 낙상사고 위험이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하지정맥류 환자나 관절염 환자는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산행 전에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칩(驚蟄)이 지나면서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요즘 봄볕을 즐기면서 건강도 챙기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에게 등산은 심장과 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대표적인 여가활동의 하나다. 그렇지만, 봄철 등산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잔설이 녹지 않은 곳이 많아 낙상사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하지 정맥류 환자나 관절염 환자는 등산이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권고다.

◆녹지 않는 눈으로 근육과 인대 부상 가능성이 크다=초봄 산속은 잔설이 녹는 중이라 질퍽거리며 미끄럽다. 계곡의 음지에는 두꺼운 얼음과 잔설이 많이 있기 마련이다. 설악산의 경우 5월 초순까지 눈이 남아 있을 정도다. 산길이나 바위는 미끄러워 발가락에 힘을 주고 무리한 힘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발가락이 골절되기도 하고 발목을 삘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하산할 때는 무릎 부상에 유의해야 한다. 발목과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통상 체중의 3배이다. 배낭 무게와 언 땅이 녹으면서 생기는 미끄러움도 한몫을 하게 된다.

특히 초보자는 무리한 산행을 해서는 안 된다. 갑작스러운 근육의 사용으로 쉽게 지칠 수 있으며, 다리가 후들거리는 상태로 등산을 계속한다면 무릎이나 발목이 손상하기 쉽다.

무릎 연골이나 골판은 한 번 손상을 받으면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다치지 않는 게 최상이다.

등산 도중이라도 발목이나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하산해야 하며, 병·의원이 주변에 없는 상황일 때는 통증이 느껴지는 부분의 발목을 탄력붕대로 감은 뒤 발목에 지렛대를 받치고 냉찜질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 정맥류 환자와 관절염 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하지 정맥류는 다리에 검푸른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혈관의 피가 심장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판막(valve)기능 이상과 혈관 확장 등의 이유로 순환되지 못해 역류하면서 혈관이 라면발처럼 구불거리면서 피부 표면으로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보통 등산이나 조깅 같은 운동을 하면 장딴지 근육의 수축 이완작용이 극대화되면서 혈류량이 2∼3배 증가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하지정맥류 환자는 발끝에서 심장 쪽으로 올라가야 하는 정맥혈의 판막기능 저하로 늘어난 혈류량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로 역류해 증상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그렇지만, 등산이 위험하다고 해서 하지 정맥류 환자에게 아예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운동량이 없으면 종아리 근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고,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1시간 이내의 가파르지 않은 곳의 가벼운 산행은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의의 진단이다.

또 등산 시에는 산에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무릎이 더 구부러지기 때문에 무릎에 압력이 증가해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관절염 환자는 유의해야 한다. 관절염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울퉁불퉁하지 않고 계단과 돌길이 없는 완만한 경사의 산길이 좋다.

거리는 3㎞ 정도가 알맞다. 그러나 1시간 이상 등반하거나 자갈길, 계곡, 계단이 많은 등산로는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피한다.

◆준비운동을 제대로 하고 물을 자주 마신다=등산 시 오르막길에서는 신발 바닥 전체를 지면에 밀착시키고, 내리막길에서는 앞발 끝부터 비스듬히 내디뎌 체중으로부터 오는 충격을 줄여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안전한 산행과 등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준비운동은 필수다. 등산 전 준비운동으로 스트레칭이나 평지를 가볍게 걷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산은 평지부터 시작하므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기 전까지 앞뒤로 번갈아 걸으면서 몸에 땀이 맺힐 정도로 다리 근육을 풀어준다.

건강하고 안전한 등산을 위해 챙겨야 할 품목도 있다. 요즘 산 정상 부근의 기온은 아직 낮아 이를 대비해 점퍼나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능하다면 장갑과 귀까지 덮을 수 있는 모자도 준비하면 좋다. 이와 함께 가볍게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초콜릿이나 육포, 양갱과 같은 고단백, 고칼로리의 비상식을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도움말:서동원 바른 세상 병원장, 김승진 센트럴 흉부외과 원장, 유주석 대한민국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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